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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을 신을 때 어디까지 올라오는지 높이를 확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키를 높여주는 이 높이가 아닌 발목이 올라오는 이 높이를 말이죠.
    일반적인 신발의 높이는 이렇게 복숭아뼈 바로 아래까지 올라옵니다.
    아니면 컴버스 하이, 조던 하이처럼 이름의 하이가 들어간 높은 신발은 아예 발목을 감싸는 높이입니다.
    이 두 높이 사이에 있는 신발들이 있는데요. 어중간하게 복숭아뼈를 덮을랑말랑하고 양말과 바지와의 코디가 어려워 흔히 애매한 높이라고 여겨집니다.
    오늘은 이 애매한 높이의 신발들로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패션을 좋아하시는 패션을 좋아하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런 애매한 높이뿐만 아니라 구멍이 두세 쌍밖에 없는 짧고 높은 슈레이스, 오염되기 쉬운 스웨이드 가죽 소재까지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와 디테일 때문에 어떤 분들에겐 한평생 거들떠도 안 볼 신발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취향이 맞는 분들은 신발끈에 매달려 있는 이 삼각형 색만 봐도 가슴이 설레죠. 나는 이런 신발은 절대 신을 일이 없다고 속으로 확신하는 분들에게 일말의 틈을 만드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이미 좋아하는 분들에겐 어디서 듣기 힘든 이야기로 더 애정이 갈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소개:

    클락스의 시작 클락스는 클라크라는 성씨를 가진 두 형제가 만든 브랜드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김 씨들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 네임을 지은 건데요.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형 사일러스 클라크는 잉글랜드 남서쪽에 위치한 곳에서 쉽스킨 제역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쉽스킨은 일반적인 양가죽이 아닌 털이 그대로 붙어 있는 양의 피부를 의미합니다.
    사이러스가 운영하는 공장은 그것으로 러그를 만드는 곳이었죠.
    동생 제임스 클라크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는데요.
    그는 러그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가죽들이 버려지는 것을 아까워했습니다.
    그래서 그 자투리 가죽들을 집으로 가져가 손바느질로 슬리퍼를 만들어 봅니다.
    이것이 바로 그 신발인데요. 안쪽에 털이 있는 스킨 신발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어 네 어그입니다.
    어그 영상을 본 눈썰미 좋은 분들은 이미 쉽스킨으로 신발을 만들고 있던 브랜드로 클락스가 소개된 걸 알아차렸으리라 생각됩니다.
    클락스의 첫 쉽스킨 신발은 어그보다 훨씬 앞선 1828년에 나왔습니다.
    제임스는 이것이 사업이 될 만하다고 판단하고 형을 설득하여 CNJ 클라크라는 이름으로 울과 램스킨 신발로 사업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오래전에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많은 기록을 남겼는데요.
    영국 황실에서 진행하는 전시회에서 2개의 상을 타기도 했고요.
    크리스핀이라 하는 그들만의 봉제 기계를 개발하여 손으로 했던 공정을 기계화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1883년에는 발 모양과 너비에 따라 신발을 만들어주는 콘셉트를 도입하기도 했고, 이런 좋은 일만 가득하면 현실이 아니라 소설이겠죠.

    1. 클락스 처커부츠의 탄생

    경제 불황을 직격으로 받아 거액의 빚을 진 적도 있고, 오래된 영국 브랜드이다 보니 두 번의 세계대전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며 가늘고 길게 살아남아 몇 세대에 걸쳐 사업을 물려받게 되는데요.
    그중 창업자의 아들의 아의 아들인 라탄 클라크가 회사에 들어오면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데저트 부츠. 변화를 이끈 이 증손자가 대박을 친 첫 아이템이 인트로에 나왔던 데저트 부츠입니다.
    이 부츠의 아이디어는 나타의 특별한 경험으로부터 온 것인데요.
    버마와 인도에서의 군복무 경험입니다. 이 경험 덕분에 이 신발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 회사를 운영하던 형이 군인이었던 나탄에게 부탁을 합니다.
    동싱부안 영국에서 인기 있을 만한 신발 보이면 좀 알려줘 고생해라.
    나타는 군복무를 하며 틈틈이 주변 사람들의 신발을 관찰했고 그 결과 두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첫 번째가 체펄이라고 하는 인도 북서부 지역에서 착용하는 샌들이고요.
    두 번째가 사하라 사막에 주둔한 남아프리카 사단 장교들이 신던 이 부츠입니다.
    뜨겁고 푹푹 파이는 사막을 마주할 일이 많았던 영국꾼들에게 정식 군화는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현지에서 제작할 수 있는 가벼운 가죽 부츠로 일을 대신했는데 기존 분화보다 낮은 높이의 슈레이스도 짧아 신고 벗기 매우 편했습니다. 이 점 때문에 사막 환경에 있는 영국군들 사이에서 제2의 군화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데저트 부츠, 아니 원형은 처커 부츠입니다.
    실제 군인들만 신던 처커부츠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도 클락스가 데저트 부츠를 세상에 내놓아서이기도 합니다.
    똑같아 보이지만 이름을 다르게 한 것은 조금의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요.
    구두 제작의 중요한 공정 중 하나인 미천과 어퍼를 연결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연결 방식은 어퍼 가죽을 안쪽으로 넣어 봉재 하거나
    웰트라는 가죽 띠로 엮는 방식입니다. 처커 부츠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클락스의 데저트 부츠는 자세히 보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어퍼 가죽 자체가 밖으로 나와 미창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스티치 다운이라는 연결 방식입니다. 굿이어 웰트처럼 가 가죽 띠를 매개로 미창과 어퍼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방수도 잘 되고 움직임이 많은 작업용 부츠에 쓰인다고 합니다.
    이 구조 말고도 차이는 또 있습니다. 바로 소재인데요.
    가죽을 겹쳐서 미창을 만드는 처커부츠와는 달리 데저트 부츠는 크레이프 밑창이 사용되었습니다.
    크레이프솔은 쉽게 말하면 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라테트로 만든 고무의 일종입니다.
    이 구두가 나올 1940년대에는 매우 편한 비창 소재였죠.
    이렇게 매력적인 부채인데 영국 이사회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샘플을 만들어 보여주며 몇 번을 요청해도 이사회에서 판매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굴복했다면 지금의 클락스는 없었겠죠.
    라타는 영국을 포기하고 해외로 눈을 돌립니다. 1948년 나타는 따로 클락스 오스트레일리아를 설립합니다.
    이곳에서 데저트 부츠를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하죠.
    그런데 이 신발이 잭팟을 터뜨린 첫 장소는 영국도 호주도 아닌 의외의 나라였습니다.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자메이카였죠. 영국엔 식민지도 많은데 왜 하필 자메이카였는지 의문이 들 텐데요.
    1940년대부터 영국에서 식민지 사람들에게 영국 국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영국으로 들어옵니다.
    처음으로 이주시킨 대형 선박의 이름을 따서 이때 이주한 사람들을 윈드러시 세대라고 불렀죠.
    이런 윈드러시 세대 중 가장 많은 국적이 자메이카였습니다.

    영국에 자리 잡은 자메이카 사람들은 많은 물품들을 고향에 보내곤 했는데요.

    2. 클락스 왈라비 탄생

    이때 클락스 신발이 자메이카인들의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젊은 친구들은 물론 레게 음악을 하는 뮤지션, 그리고 범죄 조직까지 클락스를 신어서 그야말로 하이 그 자체였죠.
    그 후 미국의 대형 패션 잡지에 소개되며 캐주얼 구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왈라비는 우리나라에선 데저트 부츠보다 이 신발이 더 사랑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신발은 사실 클락스가 처음 디자인한 것도 아니고 왈라비라는 이름도 아니었습니다.
    오래된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뒷 이야기가 있죠. 이 신발은 이미 시욱스라는 독일 브랜드에서 그래스 호퍼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습니다.
    이 신발을 본 클락스는 욕심이 생겨 시욱스에게 연락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영국 신브랜드 클락스라고 합니다.
    좋은 퀄리티의 메이드인 아일랜드 산으로 그래스 호퍼를 만들고 싶어 우리 브랜드에서 그래스 오퍼를 판매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맨입으로 아니고 당연히 한 켤레당 로열티를 지불하겠습니다.
    거래가 성사되고 그래스 호퍼라는 이름 그대로 영국에서 판매가 시작되었는데 반응은 미미했습니다.
    그래서 데저트 부츠의 선례를 떠올리며 미국으로 수출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판매를 하려고 보니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스호퍼는 이미 누군가가 등록한 상표였던 것이죠.
    어쩔 수 없이 이름을 바꿔야 했고 고민 끝에 왈라비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왈라비는 작은 캥거루의 일종인데요. 캥거루가 주머니로 아기를 품듯 신발이 발을 부드럽게 품어준다는 의미로 지은 것입니다.
    이 신발 역시 미국과 자메이카에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70년대 자메이카에서 외국 물품에 대한 금지령이 내려졌음에도 아티스트와 범죄 조직들은 법을 어기면서까지 이 신발을 구해 신을 만큼 인기가 대단했고요.
    미국에서는 힙합 신의 대형 뮤지션들이 왈라비를 신으며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불법으로 거래되고 범죄자들이 신는 신발에 미국의 서브 컬처 이미지까지 더해져 왈라비가 반항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이미지가 사라지고 많은 브랜드에서 콜라보하기를 원하는 클락스의 아이코닉한 신발로 자리 잡았죠.
    인트로엔 애매한 부츠컷 높이로 소개해 드렸지만 일반적인 낮은 높이의 왈라비도 존재합니다.
    이 신발의 특징은 너무 잘 아시다시피 모카신 형태를 따른 테이핑 봉제입니다.
    왈라비의 크레이프솔은 데저트 부츠와는 다른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바로 형태입니다. 신발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라스트의 발 면적보다 소의 면적이 더 작습니다.
    그러니 데저트 부츠의 스티치 다운 방식이나 웰트 연결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발의 크기를 감당 못해 둥글게 삐져나온 모서리가 귀여운 인상을 주죠.
    또한 전통적인 모카진처럼 스티치의 형태가 아닌 테이핑으로 연결 부위를 감싸 봉지하여 조금 더 캐주얼한 느낌을 줍니다.
    데저트 부츠와 왈라비 이 두 신발을 필두로 다른 모델들도 선보였는데요.

    3. 클락스 데저트 트랙

    먼저 데저트 부츠의 변형 모델 데저트 트랙입니다.
    기존 데저트 부츠에서 뱀프가 두 조각으로 갈라져 있고 앞코가 더 둥근 형태입니다.
    카리브해에서는 은행 강도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범죄자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모델입니다.
    그리고 이 신발은 위버라고 해서 모카신 디테일을 변형한 모델인데요.
    왈라비처럼 가죽이 만나는 부분을 테이프로 감싸지 않고 스티치를 그대로 드러내어 디자인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라스트와 가죽이 연결되는 패턴도 아예 다르죠. 1977년에 처음 나온 모델로 크레이프 솔이 아닌 다른 솔로 제작된 모델도 존재합니다.
    클락스 오리지널 여태까지 설명한 제품들이 클락스의 오리지널 제품군입니다.
    클락스의 오리지널은 또 뭐냐고요? 클락스 오리지널은 기존 클락스와 분리한 특별한 라인입니다.
    한마디로 지금의 클락스를 있게 한 아이콘 모델들을 의미합니다.
    한국 클락스 사이트는 클락스 오리지널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클락스 신발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힘듭니다.
    이것은 다른 나라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바로 알 수 있죠.
    역사가 오래된 만큼 대표 모델 말고도 많은 종류의 신발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일반 라인 신발들과 오리지널 라인을 구분하기 위해 클락스가 수작을 부린 디테일이 있는데요.
    호드라고 불리는 이 삼각형 액세서리입니다. 실제로 클럭스 오리지널 제품에만 매달려 있죠.
    포드의 역할은 아이코닉한 모델에 쓰인 소재와 색감을 기억하기 위한 스와치의 역할과 정품을 보증해 주는 인증 라벨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실상 우리는 이것을 그대로 두냐 아니면 떼고 있냐로 코디적인 것에만 관심이 있지만 말이죠.

    결론:

    제가 준비한 클락스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판매되어 클래식으로 자리 잡은 신발들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항상 따라옵니다.
    이 이야기를 알고 나면 취향이 아니었던 신발들도 언제 한번 신어볼까라는 도전 정신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이 영상이 여러분의 도전 정신의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클락스의 콜라보 제품들을 보여드리며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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