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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여러분들은 외출할 때 막 입는 옷이 있나요? 3초 안에 생각이 나셨다면 행운입니다.
막 입는 옷 생각보다 만나기 어렵거든요. 아무리 예쁜 옷도 불편하면 손이 잘 가지 않습니다.
착용감도 편하고 핏도 마음에 들어야겠죠. 최고급이나 한정판 재킷은 코디하기도 어렵고 조심스럽죠.
게다가 디자인도 질리지 않게 이뻐야 합니다. 막 입는 옷 생각보다 별로 없겠죠.
만약 오늘 말씀드릴 옷이 이뻐 보이기만 한다면 여러분들에게 막 입는 옷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패션을 좋아하시는 패션을 좋아하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등산 재킷입니다. 이 재킷은 고어텍스보다 좋은 투수도 3만 내수압 4만에다가 벤틸레이션 지퍼, 핑거울 방수 지퍼에 어쩌고 저 완전 최신 기술입니다.
가격은 10만 원밖에 안 하고요. 여러분 구매하실 건가요?
아니요. 일상에서 읽는다면 안 살 겁니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
아마 색깔일 겁니다. 위험할 때 눈에 띄기 위해 이런 튀는 색상을 사용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색상만 바꿔도 분위기가 바뀝니다. 그 색상 하나만 바꿔서 엄청난 파동을 일으킨 신발이 있었으니 무엇을 위한 패션 신발도 아니었는데 리한나 벨라아디드 등등 연예인들이 신기 시작했고 곧 전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기 시작합니다.
색상만 이뻐서 좋아한 게 아닙니다. 그 신발은 이미 최고의 기능에 좋은 접지력 좋은 착용감에 코디하기도 편했기 때문입니다.
네 막 신기 좋은 신발이죠. 그런 신발을 만든 브랜드 살로몬.
오늘은 그 살로몬이 만든 신발이 아니라 옷 이야기입니다.
살로몬은 원래 옷을 만들었던 브랜드도 신발을 만들었던 브랜드도 아닙니다.
시작은 바인딩이었죠. 바인딩은 스키와 부츠를 연결하는 장비인데 여기서부터 혁신이 시작됩니다.
그전까지 이 바인딩은 가죽으로 만들어서 굉장히 위험했습니다.
1. 살로몬 스키
부츠가 완전히 고정되어서 살짝만 넘어져도 심각한 부상이 생겼죠.
그래서 살로몬은 충격이 가해지면 자동으로 풀리는 바인딩을 개발합니다.
나중엔 스키 월드컵에서도 사용되고 살로몬은 스키 바인딩 업계 최고가 되죠.
그다음엔 스키 부츠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때까지 스키 부츠도 불편한 착용감, 신기의 어려움 등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는데 살로몬은 그 문제점들을 해결합니다.
바인딩에 이어 스키 부츠 시장까지 지배했죠. 바인딩 부츠 이제 뭐가 남았을까요?
1990년 살로몬은 스키까지 만듭니다. 스키 역시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었죠.
기존에는 다양한 소재를 샌드위치처럼 쌓았는데 살로몬은 다양한 소재를 자유롭게 배치하고 그 위를 합성 소재로 감싸는 구조를 개발합니다. 덕분에 더 저렴하고 퍼포먼스까지 뛰어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스키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혁신적이었습니다.
이제 살로몬은 최초로 스키 바인딩 부츠를 모두 만드는 회사가 되었죠.
근데 여러분은 스키가 궁금해서 오신 건 아니죠? 이제 대중들이 만나게 될 사건이 생깁니다.
1992년 겨울 하필 엄청나게 따뜻한 겨울이었고 덕분에 살로몬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부츠 재고가 많이 생깁니다.
이걸 어떻게 처리할까 하다가 이 스키부츠의 솔을 고무로 바꾸면 등산화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이 생각 하나로 살로몬은 등산화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때까지 살로몬은 예뻐서 성공한 게 아니었습니다.
기능이 좋아서 성공했죠. 스키부츠를 만들었던 살로몬은 등산화 역시 기능으로 승부를 봤고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등산화가 출시됩니다.
다음엔 산을 뛰어다니는 트레일 러닝을 위한 신발을 만들었고 그 신발이 계속 발전해서 다양한 디자인이 나오게 되죠.
이렇게 다양한 신발 중에 여러분 눈에 띄는 신발이 있나요?
이거 혹은 이걸 선택하셨다면 감이 좋으신 겁니다.
이 신발 때문에 살로몬은 강제로 패션 시장에 끌려갔거든요.
2. 살로몬 패션성
살로몬 스포츠 스타일은 패션 지금까지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살로몬은 기능 중심으로 제품을 만듭니다.
이 신발도 마찬가지였죠. 실제로 트레일 러닝을 위해서 개발된 신발입니다.
근데 이 신발이 떠오른 이유는 러닝 선수가 아니라 바로 에르메스의 모델이었죠.
2015년 에르메스 패션쇼가 끝나고 모델 중 한 명이 퇴근길에 옷가게를 들리게 됩니다.
파리의 고급 편집샵이었죠. 그 편집샵에 있던 주인은 모델이 신은 신발을 보자마자 엄청나게 마음에 들어 합니다.
예상하셨겠지만 그건 살로몬의 신발이었죠. 사실 패션에선 말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옷가게 그것도 명품 편집샵에서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러닝화를 파는 거니까요.
하지만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 신발은 예뻐 보였고, 이때부터 살로몬은 패션 시장에 강제로 진출당합니다.
우리는 종종 멋을 위해 편함을 포기합니다. 근데 살로몬은 예뻐 보이는데 편하기까지 했으니 인기가 폭발했죠.
기능의 진심이었던 살로몬은 드디어 패션적인 요소를 넣기 시작합니다.
굉장히 쉬운 일이었죠. 이미 완성된 모습에 색깔만 바꿨으니까요.
기능은 유지하면서 패션적인 요소가 살짝 들어간 것.
그게 살로몬의 스포츠 스타일입니다. 패션 이제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살로몬은 스키복도 등산재킷도 만들지만 오늘은 딱 두 가지 종류만 얘기해야겠습니다.
하나는 러닝 하나는 막 입을 수 있는 일상복이요. 기능성 재킷 하면 왠지 고어텍스가 생각나시죠?
살로몬은 러닝 재킷으로 고어텍스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고어텍스는 주로 등산에 어울리는 원단이기 때문이죠.
등산과 달리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열인데요. 등산은 땀이 났다가 다시 식기 때문에 체온 조절을 위해 고어텍스를 사용합니다.
그 땀을 빼주지 않으면 땀이 식어서 몸이 추워지는데 고어텍스는 땀을 빼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달리기는 계속 땀이 나고 고어텍스는 그 정도의 수분은 빼지 못합니다.
그래서 살로몬은 통기성이 굉장히 좋은 원단을 사용합니다.
물론 고어텍스처럼 방수 기능은 없지만요. 비 올 때 입는 러닝 재킷은 따로 만들었습니다.
퍼텍스 실드 원단을 사용한 재킷인데요. 고어텍스는 방수 수치가 2만 8천 텍스 실드는 만으로 방수 기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땀을 배출하는 기능은 5만으로 1만 7천 인 고어텍스의 3배나 됩니다.
달리기 하기에는 고어텍스보다 훨씬 어울리겠죠.
잘 달리기 위해선 무게도 가벼워야 합니다. 살로몬은 겉감부터 주머니, 안감, 부자재 등등 모두 경량화를 시켜서 이런 무게를 만듭니다.
지난 영상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바람막이 중 가장 가벼운 게 110g, 가장 무거운 게 200g이 조금 넘는 걸 보면 꽤 가벼운 무게 이런 리플렉티브 소재가 사용되기도 하는데 근데 이 옷들을 일상에서 입지는 않을 겁니다.
오늘은 막 입는 옷이 주인공이죠. 이제 그냥 그 주인공을 데려올게요.
3. 살로몬 재킷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살롬은 스포츠 스타일에서 나온 재킷입니다.
방수 없습니다. 보온성 히말라야에서는 못 버팁니다.
왜냐하면 일상에서 입는 용도니까요. 일상에선 어떤 기능이 필요할까요?
모디세이 재킷 봄가을엔 겉옷으로 겨울에는 인어로 껴입기 좋은 패딩 재킷입니다.
패딩이라 그래서 이런 오리털 재킷이 아니라 합성 솜이 들어간 가벼운 점퍼 재킷입니다.
일반적인 점퍼랑 비교해 보면 굉장히 가벼운 무게입니다.
지퍼 하나만 바꾼다고 무게 차이를 느끼진 못하겠지만 겉감, 안감, 충전제 등등 모든 요소에서 경량화를 시킨다면 체감이 되겠죠.
모디세이 재킷은 입었을 때 가볍다는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는 낮은 무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겉감은 나일론 66을 사용했는데요.
재킷이나 가방에서 이렇게 생긴 코듀라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내구성과 강도가 좋아서 군용으로도 쓰이는 원단인데 그 원단 성분이 나일론 66입니다.
일반적인 나일론 원단보다 내구성이 더 좋습니다.
그걸 코듀라처럼 두껍게 짜지 않고 얇게 짠 원단인데요.
코듀라만큼 강도가 높지 않지만 굉장히 부드러운 촉감을 갖고 있으니 일상에선 강도보다 좋은 촉감이 더 필요하니까요.
모디세이 재킷은 티셔츠 위에 편하게 입는 용도라서 안감 역시 부드러운 촉감의 원단을 선택했습니다.
단순히 촉감만 부드럽지 않고 땀이 났을 때 이렇게 달라붙지 않는 품질을 사용했는데요.
일상에서 쾌적하기 위해서겠죠. 밑단의 바람을 막아주는 조임끈은 다른 재킷도 있지만 모디세이 재킷에는 재밌는 특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등판에 여유분을 준 것인데요. 왜 만들었을까요?
팔을 편하게 움직이기 위해서일까요? 그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러닝 재킷에서 가져온 디자인인데 이 하이드레이션 장비를 위해서입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물을 마시기 위한 장비인데요. 이 장비를 차고 겉에 재킷을 입으면 등판이 튀어나올 테니 그 부분의 여유를 준 것이죠.
일상에서 이런 장비를 착용하지는 않지만 특정 동작에선 확실히 편함은 느껴집니다.
후드는 스톰후드 방식인데요. 좋다 나쁘다의 개념은 아닙니다.
카라와 후드가 합쳐져 있으면 스톰후드 이렇게 분리되어 있으면 드롭 후드라고 부릅니다.
후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톰후드가 조금 불편할 수 있는데요.
지퍼를 끝까지 올리면 카라 끝부분이 턱 쪽으로 당겨집니다.
후드가 일체형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후드를 썼을 땐 훨씬 편합니다.
머리에 고정되어 바람에 잘 벗겨지지 않고 얼굴을 더 잘 가려주죠.
시야를 조금 가리긴 하는데 이 정도 가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후드가 일체형이라 이 부분을 덜 사용하기 때문에 스톰후드가 조금 더 가볍습니다. 아웃도어 재킷은 여기에 조임끈이 있지만 모디세이 재킷은 신축성이 있는 밴드로 대체했습니다.
얼굴을 완전 꽉 조일 수 없겠지만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편합니다.
컨투어 다운재킷 오리털이나 거위털이 들어간 다운재킷은 물에 젖으면 보온 효과가 굉장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아웃도어 다운재킷은 방수 기능을 추가하는데요.
컨투어 다운재킷은 일상에서 입는 용도니 방수 기능을 뺐습니다.
그래도 방수 기능은 있는 게 좋은 거 아닌가요? 아니요.
일상복에서 방수 기능을 넣으면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 테이프 때문에요. 방수 원단이라도 어차피 바느질을 하면 바늘구멍이 생겨 물이 들어오는데 방수 효과를 위해서는 그 구멍을 이 테이프로 막아야 하죠.
근데 이 테이프가 단점이 좀 있습니다. 일단 좀 뻣뻣한 성질을 갖고 있는데요.
그래서 원단이 아무리 부드럽고 찰랑거려도 이 테이프가 붙은 부분은 뻣뻣해집니다.
물론 엄청나게 불편한 건 아니지만 어떤 게 편한지를 물어보면 당연히 테이프가 없는 쪽을 택할 겁니다.
게다가 이 테이프는 온도나 습도에 따라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아시겠지만 방수 지퍼도 일반 지퍼보다 조금 더 뻑뻑합니다.
그러니까 이 방수 기능을 빼면 오히려 편함을 얻을 수 있는 거죠.
컨투어 다운재킷은 겉감에 발수 코팅만 해서 간단한 물 정도만 막아냅니다.
일상에 필요한 기능이 또 뭐가 있을까요? 무게가 있죠?
미디엄 사이즈 기준 637g인데요. 노스페이스 눕시의 경우 750g 일반적인 다운 자켓은 그 이상 나가기도 합니다.
꽤 가벼운 편이죠. 가벼운 겉 안감뿐만 아니라 거위털도 사용한 덕분입니다.
거위털이 오리털보다 보온성도 뛰어나지만 가볍기 때문이지 다운재킷의 가장 큰 특징은 필파워죠.
컨투어 재킷의 필파워는 650에서 700 정도의 거위털을 사용하는데요.
아웃도어 브랜드는 용도에 따라 550에서 700 정도를 사용하고 스포츠 브랜드는 500에서 6,000 정도를 많이 사용합니다.
650에서 700은 꽤 괜찮은 스펙이죠.
난 800이나 850도 봤는데 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그런 다운재킷은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도 일부입니다.
영하 20도 같은 극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용도가 든 컨투어 재킷의 거위털은 일상에서 입기에 보통보다 조금 좋은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등판은 이렇게 곡선 형태로 나눠져 있는데요. 왜 그랬을까요?
특별한 기능은 없습니다. 등고선에서 모티브를 따온 그냥 디자인적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셀로몬 스포츠 스타일에는 다양한 옷들이 있습니다.
전부 일상에서 입기 위해 만들어진 옷들이죠. 일상에서 엄청난 기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따뜻함, 편한 착용감, 가벼움 등등 하지만 그걸 신경 썼냐 안 썼냐는 꽤 큰 차이가 나죠.
엄청나게 독특한 디자인도 아닙니다. 그렇게 만들지 않았거든요.
근데 이 모습들이 괜찮아 보인다면 분명히 여러분들의 막 입는 옷이 될 겁니다.
이것들을 입고 러닝을 하거나 산에 가도 괜찮을까요?
엄청나게 좋은 퍼포먼스를 내지 않을 겁니다. 일상에서 입는 용도니까요.
하지만 아웃도어 느낌을 낸 옷보다는 당연히 뛰어난 기능을 발휘할 겁니다.
살로몬은 스포츠 스타일은 패션을 살짝 가미했지만 근본은 기능이니까요.
제가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이폰이 인기 있는 이유는 단지 예뻐서만은 아닙니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기능이 깔려 있기 때문이죠. 패션에서 그런 기능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원단, 색감, 디테일 등등 이런 것들이 가장 눈에 띄죠.
하지만 입다 보면 몸은 기억할 겁니다. 어떤 옷이 편했는지 어떤 옷이 가벼웠는지, 불편한 옷들은 자연스럽게 손이 덜 가게 되죠.
여러분들의 일상복에 선택권이 늘어났길 바라며 저는 다음에 재밌는 패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함께해 주셨다면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