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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작업복이란 말을 들으면 무슨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여러분 중 몇몇은 공사장 인부들의 투박하고 멋과는 동떨어진 이런 복장을 떠올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패션에 작업복은 꽤 많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워크라는 단어로 변장해서 말이죠. 워크, 팬츠, 워크셔츠, 워크 재킷, 워크웨어, 그리고 워크 부츠 작업을 위해 만들어지고 일터에서 부르다 그 쓰임이 다하여도 짙은 농도의 아름다움으로 더 가치가 생기는 워크 부츠.
오늘은 그런 부츠를 만드는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패션을 좋아하시는 패션을 좋아하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단순히 멋을 위해 디테일을 추가한다면 그럴싸하게 보이기만 하면 됩니다.
봉재의 퀄리티, 쓰임새 뭐 이런 건 신경 쓸 필요가 없죠.
반면 실제 작업에 필요한 용도를 생각한 디테일들은 보이는 것 이상으로 신경 써야 할 게 많습니다.
1. 레드윙 부츠의 탄생
직접 착용해 가며 수정에 수정을 거쳐 가장 적합한 디테일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얼핏 보면 특별할 거 없어 보이는 이 부츠들도 이 과정을 거친 디테일들로 이루어진 집약체입니다.
농부 광부 대장장이 사냥꾼, 실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신발 그게 바로 레드윙의 부츠입니다.
왜 불편하고 투박한 두꺼운 가죽만을 고집했는지, 신발의 미창은 왜 이런 방식으로 제작되었는지, 이런 디테일은 무엇을 위한 것인 레드윙의 브랜드 스토리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보겠습니다.
레드윙의 탄생, 붉은 날개라는 브랜드 이름, 그리고 실용적인 워크부츠를 만들게 된 것.
이 두 가지 모두 브랜드의 출생지와 관련이 있어 바로 레드윙이라 불리는 미국 미네소타 주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죠.
레드윙이 시작된 1905년 미네소타는 활발하고 분주한 산업의 중심지였습니다.
1870년대부터 미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효율적인 밀 생산지로 알려지며 많은 농부들이 있는 도시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 후에는 천연 점토증까지 발견되면서 광물 산업도 성황 하게 됩니다.
이 두 산업으로 레드윙의 노동자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많이 모인 사람 수만큼 작업장과 공장 등의 시설이 세워지기 시작하고 부수적인 사업도 같이 발전을 합니다.
이 부츠 브랜드 역시 같이 발전한 사업 중 하나죠. 많은 노동자들이 신발을 불편해하는 것을 발견한 어느 한 인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차에스 베크만이라 불리는 이 인물은 레드윙에서 신발을 팔던 소매상이었는데 신발을 사러 오는 대부분이 노동자들이었던 당시 상황 덕분에 그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판매되고 있는 작업용 신발들이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물기 가득한 진흙에서 작업하는 농부, 땅속에서 돌을 캐며 자주 상처가 나는 광부, 뜨거운 화로에서 연료를 관리하는 기관차, 화부, 그리고 산속을 헤집는 사냥꾼까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전부 같은 신발을 신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각 직업에 맞는 전문 워크 부츠를 만들고자 그와 뜻이 맞는 14명의 투자자와 부츠 생산 공장을 세웁니다.
지금과는 다르게 초반 레드윙은 정말 다양한 부츠를 생산했습니다.
이때의 레드윙 아카이브를 살펴보면 가죽의 종류도 다양하고 부츠의 높이 디테일이 다 다릅니다.
다양한 직군을 위한 다양한 부츠를 만들었다고는 하나 부츠의 특정 직군을 가리키며 명시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모델 번호를 매기고 주석으로 가죽과 공법 그리고 라스트에 대한 정보를 간단히 달아 소개했습니다.
이 모델 번호를 매기는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죠.
작업자들을 지칭하며 알기 쉽게 부츠의 이름을 짓기 시작한 건 한참 뒤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부츠를 만들며 반응이 조금씩 오던 찰나 레드윙 역시 1차 세계대전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2. 레드윙 부츠의 발전
하지만 전쟁을 거쳐 현재까지 건재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이 있죠.
바로 군인들을 위해 군용품을 생산한 이력입니다.
레드윙은 대부분 남성이었던 부츠 제작자들이 징집되자 여성들을 고용합니다.
그리고 그 인력을 바탕으로 군용 부츠를 납품하였죠.
군인들은 적군뿐만 아니라 날씨와도 싸워 이겨내야 했는데요.
방수가 되고 보온이 되는 튼튼한 이 부츠가 날씨와의 싸움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인의 조형에 잘 맞아 이 군화를 신던 군인들이 전쟁이 끝나고도 찾게 되면서 레드윙이 미국 전역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이때까지도 부채를 만들던 봉제 방식, 가죽 공법이 다 제각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후부터 모든 부채의 공통적인 특징이 보이기 시작하죠.
첫 번째, 퓨리탄 봉제 전쟁이 터지기 훨씬 이전부터 레드윙은 두꺼운 가죽을 단단하게 봉제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었습니다.
손이 아니라 퓨리탄 소잉 머신이라고 하는 봉제 기계를 사용해서 말이죠.
처음에는 바늘 2개로 스티치가 두 줄이었으나 나중에 바늘 하나가 추가되어 3중 스티치로 박을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이 기계는 실에 왁스를 머금게 하여 봉제를 진행하기 때문에 스티치 사이로 물이 스며들지 않죠.
당시 두꺼운 가죽은 손으로 바느질해야 했던 다른 제작사들과는 다르게 3중으로 일정하게 박힌 깔끔한 스티치와 방수 능력은 한때 레드윙 부츠의 상징이었습니다.
두 번째 굿이어 웰트 부츠의 미창과 어퍼를 연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초기 레드윙도 맥케이 방식으로 밑창을 연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방식은 어퍼와 인솔, 아웃솔을 한 번에 꿰매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두꺼운 가죽으로 튼튼하게 박음질한 어퍼는 멀쩡한 상태임에도 밑창이 다 달아 더 이상 못 신는 부츠들이 발견됩니다.
레드윙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밑창 교환이 가능한 이 제법으로 통일합니다.
굿이어웰트라고 하는 이 제법은 가죽 스트림의 어퍼와 아웃솔을 구분 지어 엮습니다.
그래서 솔이 마모되어도 이 부분의 스티치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어퍼의 형태를 유지한 채 교환이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절약하고 아껴 쓰기 위해 밑창을 교환했다면 지금은 자신의 발에 맞게 길들여진 어퍼가 소중해서 교환을 합니다.
세 번째 가죽 레드윙은 오로지 천연 가죽만을 사용하여 신발을 만듭니다.
그중에서도 현재는 풀그레인 수소 가죽만을 사용하는데요.
사람의 피부도 외부에 노출된 표피와 속에 있는 진피가 나뉘듯이 가죽도 두께에 따라 층이 나뉩니다.
여기서 풀그레인이란 가장 겉에 있는 이 부분의 가죽을 일컫죠.
가장 외부 층은 상처가 많고 균일하지 않아 잘라내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하지만 레드윙은 튼튼한 내구성을 위해서 밀도가 가장 높은 그레인을 균일한 부분만 선별하여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캥거루, 웰크 등 다양한 동물의 풀그레인 가죽을 사용했으나 지금은 미국에서 자란 거세한 수소 가죽만을 고집합니다.
거칠고 튼튼한 이 가죽의 특성이 워크부츠에 가장 잘 부합하기 때문이죠.
참고로 스웨이드 제품이 있어 이건 풀그레인이 아닌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풀그레인 가죽을 뒤집어 사용한 것입니다.
스웨이드 부채의 안쪽을 확인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죠.
어쨌든 이 세 가지 특징을 기반으로 다양한 직군을 위한 맞춤형 워크 부츠를 제작합니다.
지금도 나오는 부츠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완성된 결정체라고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이 결정체라는 말이 정말인지 지금의 레드윈 부츠들을 살펴볼게요.
아이언레인저 레드윙의 부츠들은 모델명을 보고 어떤 직업을 위한 신발인지 예상이 가능합니다.
아이언레인저는 레드윙의 탄생지 미네소타 북동부의 원주민을 뜻하면서도 그 지역 광산의 이름과도 같은 그 광산에서 일을 하는 광부들을 위한 신발입니다.
광부들의 신발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일하는 환경을 생각해 보면 유추가 쉬운데요.
먼저 낙석에도 발끝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아호에 가죽을 덧댔습니다.
하나도 안 아픕니다. 니 발 아니잖아 아이언 레인저가 처음 나올 당시 철판을 앞코에 탑재하는 스틸터가 발명되기 전입니다.
그래서 가죽으로 넓은 면을 감싸고 네 줄의 스티치로 꼼꼼하게 마감하였죠.
쓸리기 쉬운 뒤꿈치 부분도 가죽을 이중으로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죽을 덧댄 부분이 많으니 잘 구부러지지도 않고 부츠가 무겁겠죠.
곡괭이질을 하면 할수록 부츠를 벗어던지고 싶은 마음은 커질 겁니다.
그런 마음이 발목 부분의 신발 끈고리를 이렇게 만들었는데요.
훅 형태로 빠르게 벗고 신기 편한 디자인입니다.
신발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인지 밑창은 얇은 편인데요.
초기엔 가죽 미창보다 내구성 좋고 가벼운 고무와 코르크 혼합물을 미창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지금은 더 좋은 비브람솔을 사용하고 있고요.
이 부츠만 유독 발등의 여유가 있고 카라 부분이 뒤쪽으로 솟아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돌을 캐는 광부들의 자세를 고려한 디자인입니다.
많은 종류의 가죽으로 만들어지지만 그중 811 모델이 1920년에 출시된 오리지널 아이언 레인저입니다.
가죽 공정을 최소화하여 소가죽 본연의 느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모델입니다.
포스트맨 포스트맨은 우체부뿐만 아니라 경찰관, 소방관 등 미국에서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위한 드레스 슈즈입니다.
그중에서도 포스트맨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이유가 있는데요.
매일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편지를 배달하는 집배원의 발 피로를 고려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발의 피로도에 가장 많이 영향을 주는 곳이 바로 밑창이죠.
많이 걸어도 관절에 무리가 안 가도록 푹신한 크레페 아웃솔이 사용되었습니다.
크레페 아웃솔이란 고무의 일종인데요. 쉽게 설명하면 나무에서 추출하여 정제한 반고체 고무입니다.
포스트맨이 처음 출시되는 1954년에는 여타 다른 미창보다 편안하고 푹신했다고 합니다.
어퍼에는 유니폼에 어울리도록 광택이 있고 오염에 강한 차페럴 가죽을 사용했습니다.
차페럴 가죽 역시 미국산 수소의 풀그레인 가죽인데요.
그런데 다른 부츠에 비해 덜 투박하고 고급스러워 보이죠.
수소의 가죽 중 상태가 좋은 최고급 부위만 엄선하여 표면에 광택이 나도록 코팅을 한 것입니다.
이 코팅으로 인해 오염에도 강하죠. 이것 말고도 포스트맨에서만 보이는 특별한 점이 있는데요.
바로 가죽 안감을 덧 뗀 것입니다. 많이 걸어 발에 땀이 차는 배달부들을 위해 부드럽고 수분을 잘 흡수하는 가죽 안감과 아치 쪽에는 패드까지 추가해 착용감을 높였습니다.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 쓴 디테일 덕분에 미국의 공식 우체국 신발로 지정됩니다.
카피 부분에 이 표기는 미국 우체국 규정에 부합한다는 증표 목토 아마의 신발이 레드윙 하면 한국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부츠라고 생각합니다.
3. 패션아이템으로서 인기를 끌다.
일본의 배우 기무라타쿠야의 열풍이 한국에까지 영향을 끼쳐 유명해진 아이템인데요.
외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모카신 형태의 이 부츠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목토의 목도 이 모카신에서 온 단어죠. 그건 그렇다 쳐도 왜 사냥꾼을 위한 워크 부츠에 이 모카신의 형태를 적용했냐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앞서 보여준 이유가 있는 디테일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 역시 이유가 존재합니다. 처음 이 디자인이 나오게 된 계기는 과거 아메리카 인디언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던 사냥꾼 혹은 탐험가들로부터입니다.
인디언들과 교류하며 그들에게서 얻은 모카신을 신고 사냥을 했고 그런 그 모습이 영감이 되었죠.
게다가 모카신 토박스가 기존 부츠의 토박스보다 여유로워서 하루 종일 신고 사냥을 해도 발가락의 피로도가 덜했다고 합니다.
1924년에 처음 만들어져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1952년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목토가 완성되었습니다.
완성형 목토의 가장 개선된 특징은 역시 밑창입니다.
트랙션 트레드 솔이라고 불리는 이 오프하이트색 미창은 야외의 습하고 추운 환경에 적합한 특징을 가졌는데요.
블로 크레페라는 이 소재는 열을 잘 전달하지 못해 단열 효과가 좋습니다.
또한 진흙이 잘 달라붙지 않는 표면을 가졌고 물기가 있는 바닥에도 미끄러지지 않아 사냥꾼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찾게 됩니다.
목토의 가장 대표적인 가죽은 주황빛이 살짝 도는 오로레거시입니다.
가죽에 유분을 많이 먹인 염색된 가죽인데요. 가장 인기가 많고 잘 알려진 가죽 모델이지만 목토만큼은 레드윙을 대표하는 신발이기에 정말 다양한 가죽의 목토가 존재합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전에 없었던 새로운 가죽 목토가 출시되었죠.
특히 1960년대 캥거루 가죽 모델을 재해석한 이 모델이 저는 유독 눈에 들어오네요.
이 외에도 발목에 패드를 추가한 모델, 부츠의 쿼터 부분만 다른 가죽을 사용한 모델 등 다양한 모터가 있으니 사이트에서 한번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이리시 세터 부츠 중 유일하게 직업이 아닌 가죽과 관련된 모델명을 가졌습니다.
사실 트랙션 트레드 아웃솔이 적용된 첫 목토가 바로 이 아이리시 세터인데요.
아일랜드의 사냥개 품종을 의미하는 아이리시 세터는 사냥꾼과 관련된 부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개의 털색과 가죽색이 유사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현대의 아이리시 세터는 당시 개체마다 일정하지 않던 가죽색을 염색 기법을 통해 재현한 프리미엄 복합 모델입니다.
차심 가공이라 불리는 이 방식은 가죽 표면에만 염료를 입히는 가공인데요.
신으면 신을수록 염료가 벗겨지며 가죽 본연의 색이 드러나도록 하여 재미를 줍니다.
엔지니어 부츠 가죽 재킷의 청바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형님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부츠.
이 부츠는 사실 이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19세기 미국 철도 엔지니어를 위해 개발되었는데요.
19세기 미네소타는 금강 발견으로 인해 사람이 몰렸다고 말씀드렸죠.
그 인부들과 그들이 캔 광물을 운송할 수 있는 철도 산업이 빠르게 발전합니다.
이때의 기차는 기관차라 불리며 앞부분에는 항상 이런 원통형 기관이 있었는데요.
이곳에서 화석 연료를 태워 태운 에너지로 기차가 움직이는 원리였죠.
그래서 연료가 잘 타는지 관리하는 화부가 항상 자리했습니다.
엔지니어 부츠는 이분들을 위한 신발입니다. 먼저 높은 온도에서 타거나 손상되기 쉬운 스티치를 최소화했습니다.
특히 화로에서 가장 가까운 앞부분을 피해 봉지가 뒤에 몰려 있습니다.
거기에 이 벨트 디테일도 만약에 봉재실이 타더라도 신발이 풀리지 않도록 한 안전장치죠.
정강이까지 올라오는 열기를 막기 위해 11인치까지 올라오는 높은 형태는 오토바이 엔진 열기도 잘 막아주기에 바이커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입니다.
블랙스미스 대장장이를 의미하는 모델명인데요.
이 부츠 또한 대장장이를 위해 디테일이 추가됐겠거니 싶지만 이것만큼은 예외입니다.
이전에 보았던 아이언 레인저에서 아코와 뒤꿈치에도 뗀 가죽을 제거한 형태입니다.
그만큼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가볍고 움직임이 더 자유로워져 험한 환경에서 작업하지 않는 나머지 노동자들이 찾는 부츠였는데요.
도시에서 일을 하며 일을 끝마친 뒤에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대장장이들에게 가장 인기를 얻게 되어 이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전봇대를 타고 높이 올라가 전깃줄을 관리하는 전성공을 위해 암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신발처럼 발끝까지 끈으로 조일 수 있는 라인맨, 전기톱을 이용해 나무를 베는 벌목꾼들을 위해 톱날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스틸토 진흙과 경사진 땅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높게 올라온 힐을 가진 로거부츠.
지금은 단종되었다 하더라도 근무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부츠를 꾸준히 선보여 왔습니다.
과거 레드윙을 착용하고 일을 했던 노동자들에게 이 신발은 멋이 아닌 생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직업군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더 저렴하고 가벼운 안전화라는 신발이 이 비싸고 불편한 가죽 부츠를 대체하고 있죠.
그렇다면 실용성만 추구하던 레드윙은 망한 걸까요?
아니요. 생존이 담긴 디테일과 튼튼함이 세월을 견뎌 멋으로 변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에이징이라고 부릅니다. 뭐 거창한 설명보다 직접 새 부츠와 비교해 보는 편이 빠를 것 같네요.
많은 레드윙 부츠의 주인들이 이런 부츠를 만들기 위해 많이 신고 귀찮음을 무릅쓰고 가죽에 크림도 바르고 다 다른 밑창을 굳이 수선해 가며 신습니다.
이렇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결국에 잘 무르익은 한 켤레를 마주하게 된다면 거기엔 그 사람의 추억과 소중함이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이것이 레드윙의 부츠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죠.
제가 준비한 레드윙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가죽 워크부츠만큼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보이는 것보다 실제 착용감은 많이 다르기 때문이죠.
오늘도 긴 여정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