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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여기 와주신 여러분들은 성공할 분인지 이미 성공한 분인지 저는 모릅니다.
    근데 그냥 성공했다고 친다면 오늘 글은 거부하기 힘든 신비로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패션을 좋아하시는 패션을 좋아하실 여러분 반갑습니다.
    명품이건 아니건 브랜드는 자기를 노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연예인들에게 입히고 SNS나 tv에 광고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죠.
    근데 오늘 브랜드는 브랜드를 숨기기 바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팬티나 입고 뭘 파는지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백화점에서도 판매하지만 온라인으로 사진조차 공개하지 않고 얘네가 지금 뭘 만드는지 최근에 어떤 제품이 나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걸 알려면 가게로 가야 되는데 가게는 또 간판도 없고 이 브랜드를 길 가다 우연히 알게 되긴 어려울 겁니다.
    근데 알아냈다고 해도 가격은 또 엄청 비쌉니다. 하지만 그렇게 꽁꽁 숨겨놔도 소용이 없습니다. 가수, 배우, 디자이너 할 거 없이 이 브랜드를 사랑하는 유명한 사람들이 너무 많거든요.
    오늘은 여러분이 아주 아주 성공한 부자 혹은 나중에 성공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뭐 꼭 틀린 말은 아니죠. 여러분 앞에 책이 한 권 놓여 있습니다.
    책 표지는 비어 있고 400페이지에 휴고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작가의 국적도 양력도 없고 그저 남자라는 것밖에 모릅니다.
    이 책에 대한 정보는 구글에서도 찾을 수 없고요. 궁금하지 않나요?
    그런 감정을 신비로움이라고 부릅니다. 유명인들 덕분에 이젠 많은 사람이 알지만 여전히 신비로운 브랜드 오늘은 크롬하츠의 이야기입니다.

    1. 크롬하츠 디렉터 리처드 스타크

    한 아저씨가 있습니다. 이름은 리처드 스타크. 이 아저씨는 오전 5시에 일어나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바다를 따라 고속도로를 달려 미국 할리우드로 갑니다. 거기엔 비행기 경납고 수준의 넓은 공방이 있고 수많은 장인들이 있습니다. 아저씨는 여기서 장인들과 함께 제품을 만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도 현역이에요. 2024년 이 아저씨의 나이는 65세 여기는 크롬하츠입니다.
    방금 팔찌가 하나 완성됐다고 하는데요. 이뻐 보이나요?
    아니면 조금 아저씨 느낌인가요? 어느 쪽이든 여러분은 이게 갖고 싶어질 겁니다.
    1978년 아까 말씀드린 아저씨 리처드 스타크의 나이는 18살.
    여기는 캘리포니아입니다. 도장 업체에서 일했던 리처드는 건축 관련 학교에 진학합니다.
    손으로 작업하는 걸 좋아했는지 나중엔 목공 장인한테 가서 한 수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목수일도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 일도 꽤 잘 맞았고 몇 년 뒤 가구뿐만 아니라 건축물도 작업했습니다.
    한 집 안에 있는 가구를 모두 만들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목공 스승님은 손기술이 생긴 리처드에 여기서도 한번 일해보는 게 어때? 가죽 수입 회사를 소개해주고 리처드는 또다시 새로운 일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손기술만 배운 게 아니라 영업도 배웠는데 덕분에 오토바이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죠.
    어느새 스타크는 바이크를 되게 좋아하는 28살이 되어 있었고 손재주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 스타크는 마침 바이크 탈 때 입으려고 가죽 재킷을 고르다가 마음에 드는 걸 찾지 못합니다.
    근데 가죽 회사에서 일하고 손재주도 좋은 스타크는 그냥 직접 만들어버립니다.
    함께 바이크 타던 친구와 같이요. 거기에 또 다른 기술자도 합류합니다.
    이 사람은 은을 세공하는 사람이었죠. 그렇게 삼총사는 공방을 차립니다.
    그게 바로 크롬하츠냐고요? 아니요. 그냥 가죽 주문 제작 업체입니다.
    인맥이나 지인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그걸 만들어주는 방식이었죠.
    그런 인맥 중에 여자 배우가 한 명 있었습니다. 나 지금 촬영하는 영화 있는데 거기 의상 좀 만들어줘요.
    그래요 근데 영화 제목이 뭐예요? 크롬하츠예요 삼총사는 의상을 제작해 줍니다.
    근데 영화 촬영 중에 제작진은 제목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초퍼슨 좀비타운으로 제목을 바꿔버립니다.
    그걸 본 삼총사는 야 근데 크롬하츠 이름 괜찮지 않냐?
    우리 저거 쓸까? 그래 그래 크롬하츠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 이때부터 숨쉬기 시작합니다.
    크롬하츠에게 의상 제작을 맡긴 여배우는 남자친구가 있었는데요.
    남자친구는 바로 달려가서 주문 제작을 맡깁니다.
    이 남자친구는 뭐 하는 사람일까요? 디자이너 바이어 아니 이 사람은 스티브 존스 섹스피스톨즈의 기타리스트였죠.
    당시 섹스피스톨즈는 유명하기도 했지만 영향력이 엄청났습니다.
    그들의 음악 장르, 헤어 스타일뿐만 아니라 패션까지도 닮으려는 사람이 많았고, 그런 밴드의 기타리스트가 잉크도 안 마른 브랜드에 주문 제작을 맡긴 거죠.
    크롬하츠를 착용한 섹스피스톨즈는 대중들뿐만 아니라 다른 밴드까지 영향을 미쳐 롤링 스톤즈, 머틀리크루, 건젠, 로지스 같은 유명 밴드들도 크롬하츠를 착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카니웨스트, 저스틴 비버 뭐 이런 사람들이 신생 브랜드를 착용한 것입니다.
    크롬하츠는 당연히 급속도로 유명해집니다. 우연히 만난 섹스피스톨즈 멤버의 여자친구부터 행운이 아니라고 볼 수 없지만 디자인이 그만큼 매력적이어서가 아닐까요?
    1990년대 크롬하츠의 방식은 명품 패션 브랜드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광고하고 패션쇼 하고 시즌마다 콘셉트를 만들고 이런 걸 전혀 하지 않았죠.
    그저 공방에서 하고 싶은 작업하고 친해진 인맥들이나 소문 듣고 찾아온 사람들의 주문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유명해진 나머지 패션 업계도 크롬하츠에 관심을 가졌는데요.
    관심 정도가 아니라 1992년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에서 수상까지 합니다.
    올해의 액세서리 디자이너상이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크롬하츠는 그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패션 업계가 뭘 하든 말든 그냥 자기네 일만 열심히 했거든요.
    상 받을 사람이 와야 한다고 해서 단골 고객인 가수에게 크롬하츠를 입혀서 보낸 그 뒤로 크롬하츠는 연락이 폭발합니다.
    수많은 업체들로부터 크롬하츠를 유통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고, 그때 크롬하츠의 선택은 레이 가와쿠보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였죠.
    1991년 일본의 꼼데가르송 아오야마 매장에서 정식으로 크롬하츠를 팔기 시작하면서도 이게 일본이 최초는 아니었습니다. 1990년 그러니까 크롬하츠가 상을 받기도 전에 이미 수입한 업체도 있었습니다.
    일본은 미국인보다도 미국 제품을 좋아했죠. 나중엔 일본 최대 편집샵 유나이티드 에로우즈에서도 정식 수입합니다.
    이렇게 보면 일본 수입사가 크롬하츠에게 고마워했을 것 같지만 현재 크롬하츠 매장은 미국의 11개, 유럽 3개, 홍콩 2개, 대만 2개, 일본은 10개입니다.
    일본이 없었다면 지금의 크롬하츠는 어려울 수도 있겠죠.
    레이 가와쿠보를 선택한 크롬하츠도 운이 좋은 거였습니다.
    한국에는 없냐고요? 물론 있죠 4개씩이 나요? 어쨌든 승승장구하던 크롬하츠에도 제동이 걸립니다.
    크롬하츠를 운영하던 3명의 장인들이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경영 때문인지 디자인 철학 때문인지 사이가 조금 틀어졌고 삼총사는 해체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크롬하츠를 이끌어야겠죠. 맨 처음 말씀드린 리처드 스타크가 나머지 2명의 지분을 모두 사버립니다.
    이것 역시 신의 한 수였죠.

    2. 크롬하츠 본격적인 색깔을 찾다

     

     

    그렇게 스타크는 크롬하츠를 100% 소유합니다.
    이제 진짜 더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되었죠.
    그게 뭐 별거냐고요?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지분이 전부 쪼개져 있습니다.
    가족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지분을 갖고 있죠. 그런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는 당연히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없을 겁니다.
    자기가 추구하는 디자인이 있더라도 매출이 안 나오면 잘릴 수도 있으니 적당히 타협하면서 어느 정도 팔기 좋은 디자인을 할 수도 있겠죠.
    잘 팔리면 더 많이 계속 만들고 안 팔리면 할인하고 그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마음대로 하는 디자이너도 있겠지만 신경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지 않을까요?
    반면 크롬하츠는 이제 3명도 아닌 스타크 1명만 남았고 디자인의 진짜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죠.
    원가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좀 덜 남기죠. 뭐 판매 수량 내가 만들고 싶은 만큼 만들 거야.
    판매 가격 팔리든 말든 내가 정한 가치대로 매길 거야.
    별별 제품들이 다 나옵니다. 옷이나 액세서리, 안경뿐만 아니라 와인 오프너, 성냥갑, 큐브, 베트, 피자 쿼터 등등 별 걸 다 만들었습니다.
    기능이 없는 예쁜 장식품도 만들었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걸 많이 만들었죠.
    그것도 단순히 멋있게 가 아니라 최고의 기능을 발휘했는데요.
    피자 쿼터는 피자를 잘 자르도록, 레몬 스퀴저는 레몬을 잘 짜도록 만들었습니다.
    근데 뭐 몇백만 원짜리 뚫어뻥으로 변기를 뚫는 사람은 없겠지만요.
    크롬하츠는 뚫어뻥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예술품을 경매하는 소더비에도 올라와 있어 확실히 대중을 위한 제품들은 아니지만 크롬하츠에 미쳐가는 환자들이 하나둘씩 늘어납니다.
    그중에 1등급 환자로는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도 있었죠.
    여태까지 크로마츠가 유명하다 유명하다 말씀드렸지만 샤넬은 루이비통처럼 대중적이지 않았습니다.
    아는 사람만 알았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1996년 뉴욕에 크롬하츠의 첫 번째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습니다.
    대중들을 위해서냐고요? 아니요. 간판도 없고 밖에서 뭐 하는 데인지도 모르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매장이에요.
    400평이 넘는 공간에 갤러리, 쇼룸, 카운터 라운지를 굉장히 여유롭게 배치하고 2층에 주방이 있었습니다.
    근데 여기는 그 비싼 뉴욕 시티 근처 부동산을 찾아보면 대충 방 하나, 화장실 하나 있는 집이 17억 정도 합니다.
    크롬하츠는 그런 비싼 공간을 이렇게 여유롭게 사용했습니다.
    매장에서 셀카는 물론 촬영도 금지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음식 하나를 먹더라도 리뷰, 평점, 분위기, 맛 표현 등등 많은 정보를 알고 예상하고 음식을 먹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신비롭진 않겠죠.
    한번 상상해 보세요. 어떠한 정보도 없고 간판도 없는 예상이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이런 공간을 들어간다면 엄청 신비롭지 않을까요?

    스타크는 그 신비로움을 위해 크롬하츠를 꽁꽁 숨깁니다.
    크롬하츠는 미국의 백화점에서도 판매했지만 다른 브랜드와 달랐습니다.
    백화점 인터넷 사이트에는 사진이나 제품은 물론 어떤 게 있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고 매장에만 있음 이런 문구만 적혀 있죠.
    그걸 본 사람들은 더더욱 신비로움을 느꼈을 겁니다.
    그런 신비로운 크롬하츠에게도 유럽 진출은 조금 어려웠는데요.
    거기는 굉장히 보수적인 곳이었고 인맥도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마침 크롬하츠 환자 중에 유럽의 왕이 있었죠.
    칼 라거펠트. 그는 샤넬의 디자이너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선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크롬하츠의 유럽 진출을 단번에 통과시키고 파리에 매장을 열 때도 왕 덕분에 단번에 승인받습니다. 라거 펠트는 스타크에게 조언도 해주는데요. 기록을 보관해야 돼 , 만든 액세서리들 연도 다 표시하고 나중에 라거 펠트가 샤넬과 협업하도록 했고, 퀼팅 지갑도 만들었습니다. 수량은 단 10개만요. 샤넬은 지금까지 그 어떤 브랜드와도 협업이라는 걸 한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둘의 사이는 끈끈했다는 거겠죠. 그 10개의 지갑 중 하나를 스타크의 아내가 구매하려는데 라거 펠트 씨 이거 하나 제가 사려는데 얼마예요? 돈은 됐고요. 넥타이 클립이랑 칼라 스테이랑 라펠 핀 좀 만들어줘요.
    확실히 크롬하츠 환자였습니다. 어쨌든 그 이후로도 크롬하츠는 계속 성장했고 일부 브랜드와 협업도 합니다.
    아마도 의견이 맞는 지인들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스타크도 언젠간 은퇴를 하겠죠.
    그에겐 3명의 자식들이 있는데 역시 크롬하츠 패밀리였습니다. 3명 모두 10대 때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었는데요.
    둘째는 서핑복 브랜드를 막내는 수영복 브랜드를 첫째는 크롬하츠 공방에서 콘서트 티셔츠를 제작했습니다.
    첫째는 가수거든요. 인스타 팔로어도 59만 명이나 되고요. 스타크 부부는 자식들한테 뭔가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공부도 크롬하츠에서 일하는 것도 아들은 중학교 때 아빠 오토바이를 같이 타고 다녔고 가죽 아우터가 필요했습니다.
    근데 아들은 라이더 재킷이 싫어서 가죽 후드티를 디자인하고 직접 만들었죠.
    크롬하츠 공방에 있으니까요. 거기서 재미를 느껴 그때부터 진지하게 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더 존경하게 돼 그렇게 자연스럽게 크롬하츠에 들어왔고 이끌어가고 싶어 합니다.
    근데 아버지와 달랐던 부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비즈니스를 좋아하는 것이었어.
    회의에 참석하고 숫자를 분석하는 걸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아들이 이끄는 크롬하츠는 쪽 불안하긴 합니다. 크롬하츠 환자들은 스타크의 장인 정신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예술품 크롬하츠는 총 6종류의 제품을 제작합니다.
    의류, 액세서리, 안경, 주문 제작 기능이 없는 거, 기능이 있는 거 이 6가지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의류 후드나 티셔츠가 가장 대중적인데요. 오디 그래픽을 중심으로 제작합니다.
    특히 집업이 더 인기가 많고 비싼데요. 그 이유는 지퍼 손잡이 때문입니다.
    925 실버로 만든 액세서리가 들어가거든요. 정식 온라인으로 구매가 안 되고 가격도 비쌉니다.
    가품도 엄청나게 많아 셀럽들한테는 특히 청바지가 인기가 많은데요.
    이것도 재밌습니다. 빈티지 디바이스 501 505 청바지에 크롬하츠를 덮은 건데요.
    가죽 디테일과 로고 같은 걸 넣어서 크롬하츠를 묻혔습니다.
    크롬하츠 공방에서 청바지 정도야 만들 수 있었지만 빈티지 리바이스 청바지가 완성형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닐까요?
    물론 매물 가격은 어마어마합니다. 액세서리는 크롬하츠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품목입니다.
    라거펠트의 조언을 들어서인지 안에 제작 연도가 쓰여 있으니 대부분 925 실버로 만들고 간혹 금으로 만든 것도 있습니다.
    겉으로 봐도 세공이 많이 들어가 있지만 자세히 보면 더 복잡한 구조를 볼 수 있죠. 굉장히 다양한 디자인이 있으며 펜던트는 하나하나 독특한 모양을 갖고 있습니다.
    역시 가품이 엄청 많으며 명품 중에서도 구별이 굉장히 어려운 편이고 한국명품감정원에서도 구별하지 못합니다.
    만들기 쉬워서라기보다는 크롬하츠의 정보가 한정적이라서가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요.
    중고로 구매할 땐 가품 위험이 굉장히 높습니다. 안경을 전문으로 다루는 분들에겐 1 티어 안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순히 예쁘게만 만든 안경은 아닙니다. 모든 재료와 구조를 최상급으로 만들어 쓰며 일본에서 제작합니다.
    여기에도 925 실버가 많이 쓰이며 복잡한 디테일 때문에 제작하는 데 최대 2년까지 걸린다고 하는데요.
    겉으로 보기엔 적당히 화려한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많은 디테일들이 더 숨겨져 있죠.
    뭐 그만큼 가격도 비싸고요. 맞춤 제작 초창기부터 지금까지도 크롬하츠는 의뢰를 받아 맞춤 제작을 합니다.
    라거펠트도 돈 대신 넥타이 클립이나 액세서리를 의뢰했죠.
    미드 프렌즈 보셨나요? 거기 주인공이 격투 장면을 찍다가 팔이 부러졌는데요.
    하필 그때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깁스하고 부목 한 채로 레드카펫을 밟으면 조금 그렇겠죠.
    그걸 크롬하츠에게 의뢰해서 오히려 더 멋진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가장 화제가 된 건 아마도 크롬하츠 롤스로이스일 텐데요.
    사치의 끝판왕입니다. 크롬하츠 1등급 환자 래퍼 드레이크가 의뢰했는데 밖에 보이는 엠블럼 휠도 멋있지만 내부는 환상적입니다.
    모든 가죽을 크롬하츠로 뒤덮었죠. 작업하는 데 1년이 넘게 걸렸지만 자동차 주인 드레이크는 차를 받고 1년 동안 제대로 타보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거 타고 나갔다 하면 사진이 너무 찍혀서요. 기능이 있는 것과 없는 것 크롬하츠의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스타크 패밀리는 어떤 호텔에 머물면서 처음으로 레몬 압착기라는 걸 발견합니다.
    뭐 엄청 고급 호텔이었겠죠 스타크는 그 레몬 압착기 기능에 감동을 받았는데요.
    바로 하나 구입해서 공방으로 가져와 분석하고 크롬하츠 방식으로 만들어버리죠.
    플라스틱 대신 실버에 금과 다이아몬드를 장식해서 이것 말고도 다이아가 박힌 젓가락, 치약, 캡 등등 모두에게 필요한 걸 만들기도 합니다.
    그 어떤 명품 브랜드가 이런 식으로 제품을 만들까?
    올해의 컬러는 뭐다, 올해의 스타일은 뭐다 액세서리는 뭐다 이런 것과 전혀 관련이 없겠죠.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다는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게 아닐까요?
    안경을 제외한 이 모든 제품들은 미국의 크롬하츠 공방에서 전부 직접 제작합니다.
    전 세계로 나가는 모든 상품을요. 그러니 공방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많은 장인들이 있겠죠.
    공방은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 위치하며 7천 평 땅 위에 13개의 건물과 8개의 공장이 있습니다.
    근데도 생산이 계속 딸려서 여전히 공방은 확장 중이죠.
    근데도 다른 나라의 공장에 맡기지 않습니다.
    한 아저씨가 있습니다. 이름은 리처드 스타크. 이 아저씨는 오늘도 오전 5시에 일어나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이 공장으로 출근합니다.
    아저씨는 여기서 장인들과 함께 제품을 만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도 현역이에요. 2024년 이 아저씨의 나이는 65세 지금까지 크롬하츠 이야기였습니다.

    결론:

    제가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크롬하츠 같은 브랜드는 없겠지만 창업자 리처드 스타크 같은 사람은 분명히 또 있을 겁니다.
    자기 일에 미쳐 있는 창의성이 있고 신비로운 사람이에요. 근데 그런 사람들도 섹스피스톨즈를 만났다면 멤버 여자친구의 주문을 받았다면 자기 일을 알린다면 또 다른 크롬하츠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감히 스타크처럼 될 수도, 섹스피스톨즈처럼 될 수도 없을 겁니다.
    대신에 그걸 연결해 준 섹스피스톨즈 멤버의 여자친구 역할이 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신비로운 브랜드가 탄생하길 바라며 오늘도 끝까지 봐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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